그런 문제는 측정 전 캘리브레이션과 노이즈 및 다이내믹 레인지 측정에서 주로 발생합니다.
왜 그러한가하면 이 때 측정되는 수치들이란 게, 고정된 아날로그 전압을 기준으로 산출되는 것이 아니라, 측정에 이용되는 라인인의 풀스케일(full-scale) 전압에 맞춰지기 때문입니다. 이해를 쉽게 하기 위해서 실제 사운드카드의 스펙을 보면서 참고하도록 하겠습니다.
[주 : 여기서 풀스케일(full-scale)이란 디지털 신호가 최대로 출력 가능한 신호 크기를 의미합니다.]
먼저 E-MU 0404USB의 라인인 스펙입니다.
Type: E-MU XTC™ combo mic preamplifier and Hi-Z/line input w/ Soft Limiter
A/D converter: AK5385A
Gain Range: +60dB
Frequency Response (min gain, 20Hz-20kHz): +0.0/-0.16dB
Stereo Crosstalk (1kHz min gain, -1dBFS): < -110dB
Hi-Z Line Input:
- Input Impedance: 1Mohm
- Max Level: +12dBV (14.2dBu)
- Dynamic Range (A-weighted, 1kHz, min gain): 113dB
- Signal-to-Noise Ratio (A-weighted, min gain): 113dB
- THD+N (1kHz at -1dBFS, min gain): -101dB (.0009%)
그리고 E-MU 1616m의 라인인 스펙입니다.
Type: servo-balanced, DC-coupled, low-noise input circuitry
A/D converter: AK5394A
Level (software selectable):
- Professional: +4dBu nominal, 20dBu max (balanced)
- Consumer: -10dBV nominal, 6dBV max (unbalanced)
Frequency Response (20Hz-20kHz): +0.0/-.03dB
Dynamic Range (1kHz, A-weighted): 120dB
ignal-to-Noise Ratio (A-weighted): 120dB
THD+N (1kHz at -1dBFS): -110dB (.0003%)
Stereo Crosstalk (1kHz at -1dBFS): < -120dB
[주 : dBV란 1Vrms를 기준으로 아날로그 전압의 데시벨을 계산한 값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부분은 바로 제가 굵게 강조한 부분입니다. 굵게 강조한 부분에서 Max Level이 바로 각 사운드카드의 최대 허용 입력을 의미하는데, 바로 이게 각 사운드카드 라인인의 풀스케일 전압이 됩니다. E-MU 0404USB의 경우 12dBV(=4Vrms)이고, E-MU 1616m은 6dBV(=2Vrms)로 약 6dB 가량의 차이가 납니다. 따라서 두 사운드카드의 0dBFS 기준이 아날로그 전압으로 6dB 정도 차이가 납니다. 즉, 0404USB에서는 12dBV를 0dBFS로 보고, 1616m은 6dBV를 0dBFS로 보게 됩니다. RMAA에서 측정되는 신호 크기는 바로 이 dBFS이기 때문에, 같은 아날로그 신호의 크기가 두 사운드카드에서 6dB만큼 차이가 나게 됩니다.
[주 : dBFS란 디지털 신호의 크기를 나타내기 위한 단위입니다. 디지털 풀스케일(full-scale)에서의 신호 수준을 0dBFS로 하여 표현하게 됩니다.]
따라서 이런 일이 생기게 됩니다.
1) 최대 출력이 3dBV(=1.4Vrms)인 기기는 0404USB 입장에선 -9dBFS, 1616m 입장에선 -3dBFS로 측정된다.
결국 1616m에서는 RMAA 캘리브레이션의 -3dB 기준을 통과하지만, 0404USB에서는 통과하지 못한다.
[2011/12/12 추가 : RMAA의 노이즈 측정은 무슨 'SNR' 측정처럼 이루어지는 것 같더군요. RMAA의 테스트 사운드를 보면, 노이즈 측정 전 -6dB 톤으로 캘리브레이션을 하고 측정이 진행됩니다. 그래서 아마도 해당 캘리브레이션에서의 레벨을 -6dB로 놓고 노이즈 레벨을 산출하는 것 같습니다. (실제로 그렇게 작동된다는 것도 확인했습니다.) 따라서 측정 대상의 출력 레벨이 일정하고, 측정기기의 라인 입력 성능이 충분히 좋다면 RMAA의 노이즈 레벨 역시 일정하게 측정되리라 예상할 수 있습니다. 위의 문제를 피해가기 위한 RMAA 제작자의 궁여지책이 아닌가 싶군요. (사실 대개 중요한 건 SNR이라 이해가 되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렇게 되면 실제 아날로그 레벨로 노이즈를 계산해내려면 좀 머리가 아파집니다-_-]
덕분에 측정환경에 따라 RMAA 측정이 가능하거나 그렇지 않은 경우가 발생하고, 또한 노이즈 레벨 역시 다르게 측정됩니다.
(주 : 이런 점과는 궤가 다른 문제이긴 하지만 앰프의 노이즈를 측정을 할경우, 측정 기기의 노이즈가 유입되어 증폭되는 문제도 있습니다.)
한편 이런 일도 발생합니다.
1) 최대 출력이 9.5dBV(=3Vrms)인 기기가 있다 이 때 0404USB 입장에서는 약 -2.5dBFS로 RMAA 측정이 가능하지만 1616m 입장에서는 +3.5dBFS로 측정이 불가능하다. 따라서 1616m으로 측정을 하려면 6dBV 미만으로 측정해야 하며, 이 때의 기기의 출력은 최대가 아니므로 기기의 다이내믹 레인지가 제대로 측정되지 않는다.
바로 이게 다이내믹 레인지 측정에서 생기는 문제입니다. 디지털 기기, 특히 DAC의 경우 이 때문에 매우 심한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DAC의 다이내믹 레인지란 곧 16bit 혹은 24bit PCM 음원의 해상도에 부합하느냐 그렇지 않느냐는 문제와 직결되어 있거든요.
사실 더 문제가 되는 경우는 바로 앰프인데, 저임피던스 헤드폰 수준의 낮은 전압 수준을 요구하는 부하는 문제가 되지 않지만 고임피던스 헤드폰이나 스피커(loudspeaker)처럼 높은 전압을 요구하는 경우는 다이내믹 레인지 측정은 커녕, 실제 사용하는 음량 수준에서의 SNR(신호대잡음비)조차 제대로 측정하기 힘들 수 있습니다.
[주 : 다이내믹 레인지란 최대 출력 상황에서 측정되는 SNR입니다.]
이건 RMAA 자체의 문제라기보다 사운드카드의 한계가 존재하기 때문에 생기는 문제로서, 전문 오디오 아날라이저―가령 Audio Precision이나 dScope―등을 사용해야만 해결할 수 있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아예 측정이 불가능한 것은 아닌데, 바로 적당한 프로브(probe)를 만들어서 입력되는 신호 수준을 작게하는 겁니다. 그러나 이 경우도 프로브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아주 한계가 없는 건 아닌지라, 그 한계에 대한 인식이 명확해야만 측정 결과 해석을 정확하게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이런 모든 사항을 종합하자면, DAC과 DAP의 경우 입출력 신호가 풀스케일 기준으로 '충분히' 레벨매칭 되었을 때에만 완전히 신뢰롭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물론 그럴지라도 RMAA 데이터 자체로 신뢰로운 것은 아니고, 반드시 풀스케일에서의 입력/출력전압이 같이 명시되어야 합니다.
앰프의 경우, 디지털이 아닌 아날로그 기기이기 때문에 RMAA로 측정하는 것은 사실 부적합한 면이 많고, 측정의 한계를 명확히 알고 있어야 데이터를 정확하게 해석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한가지, RMAA는 부하 테스트에 완전히 부적합합니다.
일단 실제 헤드폰 구동에 필요한 전력(power)부터 계산해봅시다. 같은 임피던스더라도 헤드폰의 음압 감도에 따라 필요한 전력이 다르기는 합니다만 보통 10~20mW 정도의 전력이면 충분합니다. 10mW, 20mW 드라이빙에 필요한 전압을 표로 만들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10mW 20mW
16 ohms 0.400 Vrms 0.566 Vrms
32 ohms 0.566 Vrms 0.800 Vrms
75 ohms 0.866 Vrms 1.225 Vrms
150 ohms 1.225 Vrms 1.732 Vrms
300 ohms 1.732 Vrms 2.449 Vrms
600 ohms 2.449 Vrms 3.464 Vrms
이를 dBV로 환산하고, 라인인의 최대 허용 입력을 6dBV로 가정한 다음, 측정이 불가능한 항목은 지워보겠습니다.
10mW 20mW
16 ohms -8.0dBV -4.9dBV
32 ohms -4.9dBV -1.9dBV
75 ohms -1.2dBV +1.8dBV
150 ohms +1.8dBV +4.8dBV
300 ohms +4.8dBV
600 ohms
여기서 300옴, 10mW와 16옴 10mW를 비교하면 약 12.8dB 정도로 큰 차이가 납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이 모든 부분을 반영하여 테스트를 하기는 어려운데, 너무 측정이 복잡해지고 시간이 많이 걸리는데다가 기기마다 출력 가능한 전압의 폭도 다 다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특정 전압으로 고정하여 테스트해야 합니다.
일단 요즘 나오는 BA 이어폰들은 음압감도도 높고 허용 입력도 그리 큰 편이 아니라 16옴, 20mW는 좀 너무하다 싶습니다. 따라서 16옴을 10mW로 구동하는 전압인 -8.0dBV를 저임피던스 헤드폰의 기준 전압으로 합니다. (실제로 대개 이보다 조금 큰 정도가 출력 큰 DAP의 최대 출력 전압입니다. 청력보호 등의 이유 때문에 이 정도도 안 나오는 DAP들도 많습니다. 사실 10mW도 꽤 큰 음량으로 구동하는 셈인 거죠.)
이제 문제는 고임피던스 헤드폰인데, 약간의 선수 지식만 있다면 저임피던스 헤드폰과 마찬가지로 설정해도 상관 없습니다. 노이즈의 영향이 매우 큰 출력 전압, 혹은 클리핑 되기 직전의 출력 전압 정도만 아니라면, 150옴 이상의 고임피던스 부하는 출력 전압에 따라 특성 변화가 그리 크지 않거든요.
물론 그렇다 하더라도 데이터가 모자랄 수 있는데 이를 보완하기 위해서 THD vs. 출력(amplitude) 테스트를 합니다. 이를 통해서 출력에 따라 THD가 어떻게 변하는지 알 수 있고, 최대출력(THD=1% 지점)까지 계산 가능합니다.
▲ THD vs. 출력 그래프의 예시
... 그런데 이렇게 측정 설정을 해버리면 RMAA로는 측정이 불가능해집니다.
RMAA는 특정 신호 크기를 통과하지 못하면 아예 신호 분석을 못하는데, -14dBFS(6dBV 기준 -8dBV) 정도의 신호는 테스트 결과 분석이 안 됩니다. 게다가 디스토션 테스트에서 사용하는 신호의 크기 역시 Pro 버전이 아닌 이상, 프로그램에서 고정된 값으로 사용해야 하지요. 더군다나 RMAA로는 THD vs. 출력 테스트도 불가능합니다.
결국 궁여지책으로 측정이 가능한 범위 안에서 그저 더미 로드를 구동하게 되는데, 덕분에 측정의 일관성이 완전히 사라집니다. 특히 저임피던스 테스트에서 문제가 심각해지는데, 대부분의 경우 과하게 구동한 데이터를 얻습니다. 따라서 경우에 따라, 신호가 클리핑된듯한 모습으로 측정될 수가 있지요.
그러한 극단적인 예가 바로 과거 골든이어스의 아이팟 터치 2세대 리뷰입니다. SalSal님의 글에 따르면 분명 아이팟 내장 DAC에서는 클리핑되지 않습니다만, 헤드폰 앰프단에서 최대출력을 넘고 있지요. 따라서 THD가 3% 정도로 나오며 클리핑되는 겁니다.
한편 아이팟 터치 2세대의 최대 출력 전압은 이 자료를 통해 살펴볼 수 있는데 약 0.698Vrms로 16옴 부하에서는 약 30mW 가량의 출력을 보여줍니다. 이 정도의 출력이면 몇몇 이어폰은 아예 사망-_-할 수도 있을 정도입니다.
따라서 골든이어스의 아이팟 터치 2세대, 16옴 부하 테스트 자료는 완전히 무의미합니다.
이러한 점을 해결하려면, 관련한 문제를 잘 숙지하고 좀 더 세심하게 RMAA를 사용하면 되지만, 제가 볼 때는 아예 툴 자체를 바꾸는 게 나아보입니다. ARTA와 같은 툴을 사용하면 이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게끔 측정 환경을 구성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단점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RMAA 자체는 꽤 편리하고 좋은 도구입니다. 다만 측정의 한계에 대해서 정확하게 알고 있지 않을 경우, 측정의 신뢰성을 얻기 힘들고 더불어 측정 결과를 오도하기도 쉽습니다. (안타까운 점은 RMAA 공식 사이트나 매뉴얼 어디에도 이런 측정 한계에 대한 언급이 없습니다.) 그런 오도를 막기 위해서는 적어도 다음 항목이 추가적으로 제시되어야 합니다.
1. 측정 기기의 입력단 풀스케일 전압(최대 허용 입력)
2. (DAC 및 DAP의 경우) 측정 대상의 디지털 음량 수준 (dBFS로 제시되면 더 좋지만, 불가능할 경우 볼륨 컨트롤 레벨)
3. RMAA 캘리브레이션에서의 신호 수준 (RMAA에서 제공하는 dB 값과 실제 아날로그 출력 전압 모두)
상당히 까다로운 내용입니다만 이런 점을 잘 알고 있어야 RMAA 측정 데이터를 올바로 판단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더욱 중요한 것은 측정을 하는 이가 이러한 한계에 대해서 정확히 숙지하여, 혼란이 생길만한 데이터를 제시하지 않는 것입니다.
앞으로는 이러한 점이 충분히 알려져서 RMAA 데이터를 잘못 해석하거나 잘못 측정하는 경우가 없었으면 합니다.
(2012/12/6 추가) 몇몇 오탈자와 표현을 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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